국토위
[안태준 국회의원 국정감사 보도자료] 사업 끝났는데 월급은 계속… 전국 122개 해산조합 ‘청산연금’ 방치하는 국토부
사업 끝났는데 월급은 계속…
전국 122개 해산조합 ‘청산연금’ 방치하는 국토부
- 재건축·재개발 끝나고 6년 넘게 청산 안 된 곳도… 일부는 월 2,700만원 운영비·외주비 지출
- 업무 줄어도 대표 청산인에게 연 1억 보수 주는 곳도… 청산 늦을수록 보수 더 오래 받는 구조
- 국토부 제출자료에도 ‘확인불가·확인중·연락불가’… 안태준 “장기 미청산·청산비용 직접 점검해야”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종료돼 조합이 해산한 뒤에도 수년간 청산을 마무리하지 않은 채 청산인과 직원에게 지속적으로 보수를 지급하는 이른바 ‘청산연금’ 문제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주시을)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미청산 정비사업 조합은 122곳에 달한다.
일부 조합은 해산한 지 5~6년 이상이 지나도록 청산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었고, 이 기간 청산인과 직원 등에 매달 수백만원에서 1천만원대의 보수와 각종 운영비가 계속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업은 끝났는데 월급은 계속… 월 2,700만원 쓰는 해산조합도
정비사업 조합은 사업이 끝나 해산하면 남아 있는 채권·채무와 소송 등을 정리한 뒤 잔여재산을 조합원에게 돌려주고 청산절차를 종료해야 한다.
그러나 국토부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부 해산조합은 청산이 장기간 이어지는 동안 청산인과 직원의 월정액 보수, 사무실 운영비, 외주용역비 등을 계속 지출하고 있었다.
일부 사례에서는 청산 관련 운영비와 외주용역비 등으로 월 약 2,700만원, 연간으로 환산하면 3억2,400만원 수준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산인 보수가 연간 1억원을 넘는 사례도 확인됐다.
문제는 청산을 신속하게 마쳐야 하는 청산인이 오히려 청산기간이 길어질수록 보수를 더 오래 받을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이다.
소송 등 잔여업무를 이유로 수년간 기존 청산조직과 월정액 보수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조합원에게 돌아가야 할 잔여재산이 장기간 청산비용으로 지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소송 남아 있어도 보수 ‘0원’… 장기청산·고액보수 불가피한 것 아냐
반면 청산업무가 남아 있더라도 잔여재산을 먼저 조합원에게 배분하고, 업무량에 맞춰 인건비와 조직을 대폭 축소한 사례도 있었다.
한 해산조합은 조합원들에게 총 152억4천만원의 청산금을 먼저 지급한 뒤, 2026년 6월 기준 약 3억원의 잔여재산만 남겨놓은 상태다.
현재 하자보수 손해배상 소송 1건이 진행 중이지만, 청산업무가 크게 줄자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올해 4월부터 청산위원장을 ‘무임금·비상주’로 전환하고 별도의 사무원도 두지 않고 있다.
소송이 남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청산조직과 고정적인 월정액 보수를 계속 유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 다른 조합들 가운데서는 비교적 단기간에 청산을 마무리하거나, 잔여재산을 조합원에게 먼저 배분한 사례도 확인됐다.
■ “앞으로 5년 더 청산”… 국토부 자료에는 ‘연락불가·확인불가’
더 큰 문제는 국토부가 장기 미청산 조합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부가 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일부 조합은 향후 청산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 반면, 일부는 청산 종료시점을 단순히 ‘소송 종결 시’라고만 기재했다.
심지어 일부 조합의 청산인 보수, 미청산 사유 및 향후 청산계획은 ‘확인불가’, ‘확인중’, ‘연락불가’로 제출됐다.
장기간 청산이 지연되는 조합에서 누가 얼마의 보수를 받고 있는지, 실제 남은 업무가 무엇인지, 언제 청산을 마칠 예정인지조차 국토부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일부 조합의 경우에는 현재 시점에서 향후 5년간 추가 청산계획을 수립한 사례까지 확인돼, 장기청산이 사실상 상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감독 권한 있는 국토부… “지자체 자료 취합에 그쳐선 안 돼”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11조는 국토교통부장관에게 해산조합의 청산업무를 포함한 정비사업을 감독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를 요구하고, 청산인의 직무가 성실하게 수행되고 있는지 조사·검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해산조합의 잔여재산 인도 등 청산인의 직무가 성실히 수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경우 국토부가 직접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안태준 의원은 “사업도 끝나고 조합도 해산했는데 청산을 수년간 끌면서 매달 고액의 보수를 받아간다면 조합원 입장에서는 사실상 ‘청산연금’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며 “더 큰 문제는 빨리 청산해야 할 사람이 청산이 늦어질수록 더 오래 보수를 받는 구조 자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 소송이 남아 있어도 잔여재산을 먼저 조합원에게 돌려주고, 업무가 줄자 청산인을 무임금·비상주로 전환한 사례가 있다”며 “장기청산과 고정적인 고액보수가 반드시 불가피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국토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조차 청산인 보수와 청산계획이 ‘확인불가’, ‘연락불가’로 나온다면 지금까지 사실상 지자체 자료를 취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이라며 “일정 기간 이상 청산이 지연되는 조합은 국토부가 실제 잔여업무와 지연사유를 직접 점검하고, 업무량에 비해 과도한 청산인 보수와 운영비가 지급되지 않도록 관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